
상담하다 보면 가장 자주 나오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한약 먹는 동안 커피는 어떻게 하나요? 끊어야 하나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가능하면 끊으시는 게 좋고 그게 어렵다면 디카페인으로 바꾸시는 것을 권합니다.
이유는 하나입니다. 다이어트 한약과 커피가 몸에서 비슷한 방향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왜 커피가 문제가 될까요?
다이어트 한약에 들어가는 마황 성분에는 에페드린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교감신경을 자극해서 식욕을 줄이고, 가만히 있어도 칼로리 소비를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커피의 카페인도 몸을 깨우는 각성 효과를 냅니다.
작동 원리는 조금 다르지만 결과적으로는 비슷합니다.
심장이 빨리 뛰고, 정신이 또렷해지고, 잠이 덜 오는 방향입니다.
문제는 이 두 가지가 동시에 몸 안에 들어왔을 때입니다.

연구에서 확인된 내용
2004년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 연구팀이 건강한 성인 16명을 대상으로 에페드린만 복용했을 때, 카페인만 복용했을 때, 두 가지를 함께 복용했을 때 각각 심박수와 혈압 변화를 측정했습니다.
결과는 이렇습니다.


에페드린만 먹었을 때는 심박수만 올랐고 혈압은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카페인만 먹었을 때는 혈압은 올랐지만 심박수는 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두 가지를 함께 먹었을 때는 수축기 혈압이 최대 11.7mmHg, 심박수는 분당 최대 5.9회까지 동시에 올랐습니다.
따로 먹으면 혈압 아니면 심박수 둘 중 하나만 올라가는데, 함께 먹으면 두 가지가 동시에 올라간다는 뜻입니다.
심장이 평소보다 훨씬 무리하게 일하는 상황이 됩니다.
시간 간격을 두면 괜찮을까요

마황이 들어간 한약은 복용 후 약 1시간 20분쯤 혈중 농도가 가장 높고, 6시간이 지나야 절반 이하로 줄어듭니다. 커피는 마신 후 1시간쯤 카페인 농도가 최고조에 달하고, 7시간이 지나야 절반 이하로 떨어집니다.
겹치는 것을 최소화하려면 3~4시간 간격이 필요한데, 하루 세 번 한약을 복용하는 경우 사실상 커피를 마실 틈이 없습니다.
시간 간격을 두는 것은 차선책일 뿐, 완벽한 해결책은 아닙니다.
커피 외에도 주의할 것들
카페인은 커피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에너지 드링크는 커피와 거의 비슷한 방식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피하셔야 합니다.
다이어트 목적으로 드시는 건강기능식품 중에도 녹차, 보이차, 그린커피빈, 그린마테 등 카페인 함량이 높은 것들이 있습니다.
특히 녹차는 EGCG라는 성분이 간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보고도 있어서 함께 드시는 것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카페인과 별개로 한약과 함께 복용을 피해야 할 것들도 있습니다.
가르시니아, 자몽주스, 세인트존스워트가 대표적입니다.
다이어트용 건강기능식품을 따로 드시고 있다면 어떤 종류든 먼저 확인하시는 게 안전합니다.
한 가지 당부
다이어트 기간만큼은 커피를 끊어보시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커피를 찾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각성 효과입니다.
아침에 눈을 뜨기 위해, 오후에 처지는 느낌을 떨쳐내기 위해 마시게 됩니다.
마황이 들어간 다이어트 한약도 비슷한 효과를 냅니다. 굳이 두 가지를 겹칠 이유가 없습니다.
다이어트 한약은 건강한 습관이 자리잡도록 돕는 도구입니다.
커피를 줄이는 것도 그 과정 중 하나로 생각해보시면 어떨까요.
자주 묻는 질문
Q. 아침 8시에 한약 먹으면 커피는 몇 시부터 마셔도 되나요?
하루 세 번 복용하는 경우, 현실적으로 커피를 마실 여유가 생기지 않습니다. 꼭 드셔야 한다면 디카페인으로 바꾸시는 것이 그나마 나은 선택입니다.
Q. 커피를 마셨는데 아무 느낌이 없었어요. 계속 마셔도 될까요?
몸으로 느끼지 못한다고 혈압이나 심박수가 안 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수치는 달라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고혈압이나 심장 질환이 있으신 분들은 더 주의하셔야 합니다.
Q. 디카페인은 정말 괜찮나요?
디카페인은 카페인을 90% 이상 제거했다는 뜻이지, 카페인이 전혀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원두에 카페인이 많이 들어 있으면 90%를 제거해도 남은 양이 적지 않을 수 있습니다. 완전히 안전하다고 생각하시기보다는 차선책으로 생각하시는 게 맞습니다.
Haller CA, Jacob P 3rd, Benowitz NL. Enhanced stimulant and metabolic effects of combined ephedrine and caffeine. Clin Pharmacol Ther, 75(4):259-73,2004.
Lee S et al. A Pharmacokinetic Study of Ephedrine and Pseudoephedrine after Oral Administration of Ojeok-San by Validated LC-MS/MS Method in Human Plasma. Molecules, 26(22):6991,2021.
White JR et al. Pharmacokinetic analysis and comparison of caffeine administered rapidly or slowly in coffee chilled or hot versus chilled energy drink in healthy young adults. Clinical Toxicology, 54(4):308-312,2016.
